잊을만 하면 봐야 하는 박지성의 울버햄튼전
잊을만 하면 봐야 하는 박지성의 울버햄튼전
2010년 11월 6일, 부상·컨디션 난조로 공격진이 반쯤 무너진 맨유가 울버햄튼을 맞았다. 루니, 베르바토프, 나니, 긱스가 모두 빠지고, 경기 초반 하그리브스마저 부상을 당해 퍼거슨은 베베-오베르탕-치차리토에 박지성을 섞은 임시 전선으로 올드트래포드를 지켰다. 전반 막판까지 답답하던 흐름은 전반 추가시간 박지성이 박스 안을 파고들어 오른발로 선제골을 꽂으면서 뒤집혔다. 그러나 후반 66분 에반크스-블레이크에게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는 다시 혼전이 되었고, 울브스가 거칠게 몰아붙이자 맨유는 무패 행진마저 위태롭게 보였다.
결국 구세주는 다시 박지성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93분, 박스 우측에서 수비를 흔든 뒤 왼발로 구석에 꽂아 넣은 극장골이 전광판을 2-1로 바꿨다. 두 골 모두 그의 작품이었고, 팀 내 최다 슈팅·최다 돌파·끊임없는 압박으로 공수 전 구간을 커버한 실제 기록이 그가 캐리했다는 실체를 뒷받침한다. 경기 직후 퍼거슨은 “Ji was everywhere”라며 극찬했고 경기에서 MOTM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맨유의 무패를 구한 영웅”이라 칭송했고, 이날 활약은 2010-11시즌 내내 이어질 그의 빅매치 존재감을 예고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