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랭킹
조회수
좋아요
채널
돈스파이크? 버닝썬? 평범한 일반인들이 마약에 중독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는 이유? [일상을 파고든 마약] | KBS 시사멘터리 추적 22.09.25 방송
  • 조회수 1,648,981
  • 2022-09-28
페이스북 공유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한국 출신 마약왕, 조봉행을 잡기 위한 국가정보원과 민간인의 활약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약은 더 이상 먼 나라,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며칠이 멀다 하고 터지는 마약 관련 사건 사고. 이미 마약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었습니다. 마약 청정국을 자부하던 우리나라, 명성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울산 중구의 한 캠핑장.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맨발에 윗옷을 다 벗은 남성,
화단에 넘어지고, 길바닥에 주저앉기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누워버립니다.
출동한 경찰이 남성을 순찰차에 태웁니다.

상황이 정리됐다고 한숨 돌리려는 순간,
이번에는 3백 미터가량 떨어진 캠핑장에서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뒷좌석 문이 열린 채 움직이는 흰색 SUV 차량.
캠핑장 입구를 나서는가 싶더니, 이내 인근 도랑에 빠졌습니다.
탑승자는 남성 두 명, 그런데 이들의 모습과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세 명은 친구 사이였습니다.
겉보기에는 특이한 점이 없는 평범한 일반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이상 행동을 보인 것일까요?
원인은 마약이었습니다. LSD라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겁니다.
경찰이 출동해 사건이 종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 분,
하지만 야영객들의 평온한 일상을 깨뜨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마약 투약 소동이 모두 이 정도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울산광역시청 주차장.
한 승용차가 주차 차단기를 들이받고 돌진합니다.
승용차는 출동한 경찰 차량을 계속 들이받으며 도주를 시도합니다.
운전자는 필로폰을 투약한 30대 남성.
환각 상태에서의 위험한 질주는, 경찰이 실탄을 11발이나 쏜 후에야 멈췄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마약 범죄는 급증했습니다.
2011년 9천여 명이던 마약 사범은 2020년 만 8천여 명으로 치솟았습니다.
특히, 20대 이하 젊은 층의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마약 사범 만 6천 153명 가운데 20대 이하는 5,527명.
3명 중 1명꼴로, 불과 4년 사이 배 이상 늘었습니다.

젊은 층이 급속히 마약에 중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살에 마약을 시작해 6년 동안 투약한 한 여성은 호기심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OO/ 20대 여성 (음성변조)
19살에서 20살로 지나가는 해에 1월 1일 클럽을 먼저 가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클럽에 갔는데 정말 처음 보는 남성이 노는 도중에 먼저 얘기하더라고요. *이라고 아냐. 그게 뭐냐고 했더니 피우는 건데 대마초라고도 하고 이거 피우면 기분 좋아진다 막 좋다 이렇게 얘기해서 마약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궁금해서 따라가게 되어서 투약을 같이 하게 됐죠.
대마초를 하고 나서 LSD 같이 해보고 액상 대마도 같이 해보고. 엑스터시를 복용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음악과 같이 어울려져서 좋아요. 그래서 엑스터시도 하고 몰리라는 약도 하고 케타민이라는 것도 하고 다양한 것을 한 것 같아요. 웬만한 알약 종류나 그런 향정신성 마약, 신종 마약 다 해본 것 같아요. 저는 여자다 보니까 그분은 남자고 어쩌면 성관계를 원하잖아요. 그래서 공짜로 약을 준 것 같아요.

공짜 마약이 끊기자 스스로 마약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구할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 펜타닐에 빠져들었습니다.

김OO/ 20대 여성 (음성변조)
음악 하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그 친구들 중에 한 명이 펜타닐을 하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알려주게 됐죠.

“어떻게 구한다 그런 것까지 알려주던가요?”

펜타닐 같은 경우는 사실 딜러를 통해 사기에는 너무 비싼 편이고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서 약국에서 사고 그냥 그거예요. 의사가 딜러고 약국이 중간 판매책이고 저희가 그거를 사는 거예요. 병원 같은 경우는 정말 그냥 다 쓰러져 가는 병원 있잖아요. 동네 병원, 작은 병원, 나이가 많은 의사가 있는 병원, 딱 봤을 때 여기 사이즈 나오겠는데 이런 병원을 주로 찾아가는 편이에요.

“한 번 뚫리면 그게 소문이 나서 다 같이 가는 건가요?”

그렇죠. 그런데 병원 리스트도 공유를 하는 편이에요. 돈을 주고. 그리고 그냥 알면서도 주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들어가자마자 간호사가 물어봐요. 패치? 이렇게 물어봐요. 그래서 네 맞아요 이러면 앉아 계세요, 이런 병원도 있었어요.

여성은 친구 상당수가 마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OO/ 20대 여성(음성변조)
“주변 친구들 보면 약을 하는 사람이 많은가요?”

네. 지금 엄청 많은 편이고 더 늘고 있어요. 원래는 하지 않았는데 하게 되는 친구들도 많고. 제가 그냥 알기만 하던 동생이었는데 평범한 친구거든요. 평범하게 회사 다니고 그냥 일하고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제가 중독자였으니까 갑자기 어제 전화가 오더라고요. 본인이 이제 필로폰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금단이 있다고,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냐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하더라고요. 좀 많이 놀랐죠. 그 친구가 나이가 21살 22살 정도밖에 안 된 친구였거든요.

마약 투약에 대한 죄책감이나 거부감은 없는 것일까?

김OO/ 20대 여성 (음성변조)
요즘 10대 20대들 같은 경우에는 조심성이 없어요. 그냥 파티를 하죠. 이제 약이다, 마약이라고 하면 멋있어 보이고 아니면 특이해보이고 하니까 그냥 거부감 없이 많이들 복용하는 편이고 이게 위험한지도 몰라요. 본인들 더 기분 좋고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많이들 하는 편이고.

마약 조직이 클럽 등에서 마약을 공짜로 나눠준 뒤 중독된 사람들에게 비싸게 팔기 위한 노림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수감돼 지난해 출소한 40대 남성은, 마약 중독자들이 보기에도 최근 젊은이들의 마약 실태가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청년층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건 해외 체류 기회 확대와 함께 인터넷 환경 변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검색 사이트에 마약을 뜻하는 은어만 입력하면 마약 광고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연락은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통해 이뤄집니다. 마약 종류와 가격 공지는 물론, 마약을 갖고 있다는 인증 사진까지 버젓이 올려놨습니다. 취재진은 이 중 20대 사이에 유명하다는 한 텔레그램 판매자에 접촉해봤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마약 판매를 문의하자마자 곧바로 답이 왔습니다.

마약 판매 조직은 전국으로 뻗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검찰과 경찰이 검거한 텔레그램 마약 유통 조직 ‘오방’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마약을 공급하고 광고하는 총책, 전국 각 지역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판매하는 인증 딜러, 그리고 마약을 실제 전달하는 드롭퍼로, 판매망을 조직화, 체계화했습니다. 이들의 텔레그램방에 접속한 회원만 천 명이 넘었습니다.

이재인/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우리가 거대한 대기업에 소속된 어떤 사원이 다닌다고 하면 그 회사에서 파는 물건을 사도 괜찮다고 신뢰하지 않습니까? 거대한 텔레그램 마약그룹방 운영자가 보증을 해준다, 매수자로서는 믿고 살 수 있고, 판매상으로서도 더 공급망을 늘릴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는 것이 인증 딜러 제도입니다.

검찰도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방 판매자들에게 단순 마약 유통 혐의가 아닌 형법상 범죄집단구성죄를 적용했습니다.

이재인 /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오방 운영자를 경찰에서 검거한 이후에 협력 수사를 하다 보니까 전에 판결이 났던 일명 성 착취물 박사방 사건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일반방, 시민방, VIP방 식으로 방의 종류를 나누고 각자 특정한 닉네임으로 조직원을 특정이 가능하고 각자 역할이 분담돼 있는 그런 특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각 수사 기관마다 마약 때문에 비상입니다. 지난달 30일, 인천의 한 지하 주차장. 한 50대 남성을 해경이 뒤쫓습니다. 중국에서 국제 여객선 등을 통해 국내로 마약을 들여온 혐읩니다. 해경은 지난 11일 해당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마약류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는 경찰은, 마약 수사에 잠입 수사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마약은 대부분 해외에서 건너왔습니다. 공업용 공구, 통조림, 가정용 조리 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마약 반입 도굽니다. 이처럼 마약을 숨기려는 쪽과 찾으려는 쪽의 치열한 수 싸움이 계속되는 곳, 바로 세관입니다. 특히, 세관은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길목입니다. 세관이 지난해 단속한 밀수 마약만 무려 1,272kg. 금액으로 환산하면 4천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관세청의 마약 전담 수사 인력은 고작 47명. 그나마도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업무가 늘면서 12명 늘어난 숫자입니다.

현삼공/ 관세청 국제조사과 사무관
마약은 적발도 중요하지만 적발 이후에 들어가는 수사 단계가 더 중요하거든요. 실제 수취인을 잡아내는 이 과정이 중요한 것이고요. 거기에 따라서 잠복, 미행, 체포, 구속 등 형사소송 절차를 다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순 경제사범이라기보다는 강력사범, 형사사범이고 사건 자체가 난해하고요. 그 절차를 일일이 다 밟고 실제 수취인과 실제 밀수 조직을 연결하고 적발해 내는 과정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 관세청 내에서도 좀 힘든 업무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마약이란 유혹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세관에서부터 검찰과 경찰의 현장 단속까지 체계적인 마약 확산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할 시점입니다. 죄값을 치른 마약사범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들어줘야 제2, 제3의 마약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마약 #텔레그램 #가상화폐 #펜타닐 #대마초 #LSD #수리남 #시사멘터리추적 #kbs시사

22.09.25 저녁 8시 10분 방송 KBS1TV [시사멘터리 추적] 20회

-이슈추적 / 일상을 파고든 마약
취재 장덕수
촬영 이상구 조영천
VJ 조선기
편집 김용태
댓글 0
0 / 300
  • 등록순
08506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98 롯데IT캐슬 2동 6층 610호
대표이사 : 김정주,김은경 l 사업자등록번호 : 214-86-80927
Copyrightⓒ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