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잠복해 붙잡았는데…출동 형사들, 말문이 막힌 순간
(서울=연합뉴스) 충북 청주에 사는 50대 남성 A씨.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일거리가 끊기면서 열흘 가까이 굶었습니다.
기력이 다해 쓰러질 지경이던 그는 어느 날 편의점에 들어가 "외상을 좀 해달라"고 했고, 거절당하자 옷 속에 숨기고 있던 흉기를 보이고는 5만 원어치 식료품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신고를 받은 청원경찰서 형사들은 사흘 간의 잠복 끝에 A씨 원룸 문을 열었습니다. CCTV에서 본 모습이 너무 초라해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형사들이 마주한 A씨는 침대에 쓰러진 채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할 만큼 쇠약했습니다. 그들은 수갑 대신 죽 한 그릇을 건넸습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 사비를 털어 영양 수액을 맞게 했습니다.
청원경찰서 형사4팀 김영태 경감은 "법 앞에선 죄를 묻지만, 사람부터 살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노식 경위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전과도 없었고 조금만 도와주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수사하기로 하고, 직접 행정복지센터로 데려가 복지 신청을 도왔습니다.
현재 A씨는 기초생활보장 심사 기간으로 석 달간 매달 76만 원의 생계비를 받고 있습니다. 또 심사가 끝나면 일자리도 얻게 될 예정입니다.
바쁜 수사 일정 속에서도 사람부터 살리려고 애쓴 청원경찰서 형사4팀의 따뜻한이야기. 영상으로 직접 보시죠.
기획·구성·촬영 : 왕지웅
편집: 이금주
영상: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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